Grooming Essay
고전명작|오만과 편견|제인 오스틴 본문
오만과 편견을 이제야 읽게 되다니, 나도 참 나도란 생각이 든다.
대학때 영어영문학을 (무늬만) 복수전공했었더랬는데, 어느 강의 시간에 원서로 제인 오스틴의 <오만과 편견>을 다룬 적이 있었다.
거의 영어단어만 외우면 되는 수업 같이 느껴질 정도로 따분한 수업이었던 데다가 단지 이 책이 수업교재라는 이유로 더욱더 흥미를 잃었기 때문에 수업이 끝난 이후에도 결코 끝까지 읽어본 적이 없던 시절도 있었더랬다. (콜럭콜럭)(-.-);
(지금에야 말하지만 그 때 그 수업의 학생이 나를 포함해서 5명이었다눈;;;; 원을 둘러서 교수님과 앉아서 눈을 마주치지 않기 위해 안간힘을 썼던 기억도 나고 뭘 공부했었는지 1도 생각이 안 나고 옛날 옛적 잘 쓰지 않는 영단어를 외우느라 고생했던 기억만 난다;;; ㄷㄷㄷ;;)
어쨌든 지금은 영국 BBC에서 만든 1995년 작인 '오만과 편견'이라는 드라마로 내 마음 속에 아주 아주 유명해진 이 소설은 정말 드라마에서 느꼈던 느낌을 그대로 느낄 수 있었다. 좀 더 드라마가 좋긴 좋았지만. (^^)a
재밌게 읽었단 말. (캴캴캴)(^^)
처음에는 좀 많이 지루했기도 했고, 읽는데 많은 인내심이 필요했다. (ㅜ.,ㅜ)..
지금 장르소설이나 일반 소설들의 흐름과는 판이하게 다른 장문의 대화체는 정말 집중해서 읽기 고역이었다. 죽 연달아 이어지는 문장들이 빼곡하게 매 페이지를 채우고 있으니 말이다. 하지만, 소설에 빠져들면 이도 아무것도 아닌 것이 되겠지만.
이 소설은 개인적으로는 아름다운 문체나 공감할 만한 어구로 감성을 자극한다기 보다는 인물들과 그들의 대화, 사건의 흐름과 변화, 당시의 일상적인 모습들이 주는 매력이 컸다.
또한, 각각의 인물들의 성격이 어떤 식으로 정형화되어 있으며 그 성격으로 인해서 일어날 수 있는 일들을 보여주려고 노력했달까? 다만, 정형화된 인물들의 변화를 크고 작게 주도하는 것은 사건의 변화와 정보의 변화에서 오는 듯했다. 그 변화의 중심에 선이들은 역시 주인공 리지와 다아시다. 아주 아주 미세하게 변화가 일어난 이는 제인이다.
주인공들의 변화의 시작은 바로 리지가 다아시의 청혼을 거절한 다음 날과 그 이틑날 아침 다아시로 부터 받은 첫 장문의 편지를 읽던 순간이다. 리지는 가장 비밀스러운 정보를 담은 편지를 받기 이전과 후로 다아시뿐만 아니라 주변 사람들에 대한 마음에 큰 변화를 겪게 된다. 물론, 다아시 또한 같다.
리지가 입체적인 인물로 묘사되었던 부분을 아래와 같이 발췌해 왔다.
그녀는 외쳤다. "변별력에 대해서만큼은 자부하고 있던 내가! 다른 건 몰라도 똑똑하긴 하다고 자랑스러워하던 내가! 때때로 언니가 너무 너그럽고 솔직하다고 비웃으면서 쓸데없이 남을 의심함으로써 허영심을 만족시켰던 내가! 이제야 깨닫다니 얼마나 창피한 일인가! 하지만 창피해하는 게 당연하지! 사랑에 빠져 있었다 해도 이보다 더 기막히게 눈이 멀 수는 없었을 거야. 그렇지만 그건 사랑이 아니라 허영심이었어. 처음 만났을 때 한 사람은 나를 무시해서 기분이 나빴고, 다른 한 사람은 특별한 호감을 표시했기 때문에 기분이 좋아서, 난 두 사람에 관해서는 선입관과 무지를 따르고 이성을 쫓아낸 거야. 지금 이 순간까지 난 나 자신에 대해 모르고 있었던 거야."
두 남녀 주이공 이외의 인물들이 정형화되었다고 실망할 일은 전혀 없다. 내게는 모든 인물들이 하나 같이 흥미롭고 생동감이 있었으니깐. 각각의 인물들의 성격이 판이하게 달랐으며, 뚜렷하고, 선명했다. 소설을 끝까지 이끌어가기 위해 각자에게 주어진 역할에 맡은 바 최선을 다해 묘사가 되었으며, 행동했기에 혼돈이 없었다. 극에 몰입하기 좋았다.
그래서 제인 오스틴이 철저하게 구상한 여러 인물이라는 톱니바퀴들이 하나하나 아귀를 맞추어가며 끝까지 이야기가 잘 마무리되었다는 느낌을 받았다.
이번에 특히 내게 눈에 띈 인물은 주인공 리지의 아버지인데, 웬지 이영자 씨가 자주 하는 충청도식 반어법 농담을 참 많이한 달까?! 뭔가 위트가 있었다. (^^)!
대가족에서 일어날 수 있는 소소한 사건들이 구수했고 정겨웠다.
그 밖에 몇 구절 적어두고 싶은 문장들을 아래에 적어둔다.
//외삼촌 부부와 여행을 떠날 때, 리지의 생각//
가드너 씨 부부는 롱본에서 하룻밤만 묵었고, 다음 날 아침 엘리자베스와 함께 새로움과 즐거움을 찾아 출발했다. 한 가지 즐거움만은 확실했으니, 마음 맞는 여행 동반자와 함게한다는 점이었다. 마음이 맞는다는 것은 불편함을 견딜 수 있는 건강한 체질, 즐거움을 더해 주는 명랑한 성격, 밖에서 실망스러운 일이 있더라도 서로 간에 즐겁게 지낼 수 있는 애정과 슬기를 포함하는 것이었다.
//다아시의 장문의 편지를 받은 후, 큰 변화를 겪고 난 후의 리지가 펨벌리에서 그를 우연히 다시 만난 떨리고 어색했던 순간//
일행이 잔디밭을 가로질러 강 쪽으로 걸어가다가, 엘리자베스는 다시 한 번 저택을 보기 위해서 돌아섰다. 외삼촌과 외숙모도 멈추어 섰는데, 그녀가 건물이 언제 지어졌을까 짐작해 보고 있을 때, 바로 그 건물의 주인이 마구간 쪽으로 난 길에서 불쑥 앞으로 나왔다.
두 사람의 거리가 20야드가 채 안되는 데도 상대가 너무 갑작스럽게 나타난 탓에, 그의 시선을 파하는 것은 불가능했다. 곧 두 사람의 눈길이 마주쳤고, 둘의 뺨은 빨갛게 물들었다. 그는 너무 놀란 나머지 잠시 동안 그 자리에 굳어버린 듯했다. 그러나 곧 정신을 차리고 일행에게로 다가와, 아주 침착하다고 할 수는 없지만 적어도 아주 정중하게 엘리자베스에게 인사말을 건넸다.
그녀는 본능적으로 몸을 돌렸으나, 그가 다가오자 멈추어 서서 당황한 심정을 감추지 못한 채 인사를 받았다.
//펨벌리에서 리지가 빙리를 다시 만나고 조지애나를 다아시로 부터 소개 받을 때//
엘리자베스 편에서는 할 일이 많았다. 그녀는 방문자들 각자의 마음을 헤아리고 싶었고, 자기 자신의 감정을 가라앉히고 모두에게 살갑게 대하고 싶었다. 그리고 잘못될까봐 가장 걱정한 이 두 번째 목표에서 그녀는 오히려 성공을 확신했다. 잘 대접하고 싶었던 그 당사자들이 애초부터 자기편에 서버렸기 때문이다. 빙리는 언제라도 즐거워할 태세가 되어 있었고, 조지애나는 즐거워하기를 간절히 원하고 있었으며, 다아시는 즐거워하기로 작정하고 있었다.
//리지와 다아시의 사랑이 결실을 이루었을 때, 리지가 외숙모에게 쓴 편지글에서//
...전 세상에서 제일 행복한 사람이에요. 아마 다른 사람들도 전에 그렇게 말했겠지만, 저만큼 말 그대로인 경우는 없을 거예요. 전 심지어는 제인보다도 더 행복해요. 언니는 미소 짓기만 하지만, 전 함빡 웃으니까요. 다아시 씨가 세상의 온갖 사랑을 두 분께 보낸답니다. 제게서 빼내 갈 수 있는 한도 내에서지만 말이에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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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쨌든 사랑은 아름다운 것이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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